Q. 《동시 먹는 달팽이》에게 문학잡지란 무엇인가요?


   자연의 생태계가 자유롭게 순환하고 있는 생생한 바다예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무엇인가 자라고 있을 아주 깊은 바다일 수도 있고요. 마치 건너편에 무엇인가 있을 것 같아 희망을 안고 가는 바다!
   나짐 히크메트의 시에 보면 ‘가장 아름다운 바다는 아직 건너지 못했어요.’라는 부분이 있어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쉽게 내어주지 않지요. 그래서 아이도 천천히 자라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라는 우주를 우리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요? 아이들의 세계는 그들이 아직 건너지 못했을 뿐 열린 세계거든요.
   동시 문학이 자리를 잡고 관련 잡지가 나오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시인들조차 아동문학 안의 동시라는 장르에서 내 안의 아이를 꺼내어 놓고 정말 즐거워하는 모습을 종종 볼 때가 있어요. 아직 나타나지 않은 날들을 위해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문학이라는 범주, 그 안에서 버티고 있는 아동문학의 현실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그들이 자유롭게 놀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될 때까지 표류하는 배처럼 떠 있겠지요. 바다를 건너다가 쌍무지개라도 보는 날이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Q. 동시의 경향 중 가장 새로워지길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우린 늘 새로운 동시를 만나고 싶어하지요. 이번에 특집으로 ‘현재의 어린이와 동시’를 기획했어요. 포스트코로나 이후의 어린이를 만나기 이전에 ‘현재’에 주목을 해보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평론가와 시인이면서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의 눈은 동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지점이 궁금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전국에 있는 어린이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 감동적이었어요. 동시도 시가 되어야 하는 원론적인 생각들은 식상해지기까지 했어요. 그 이유가 동시를 읽는 독자의 다수가 어린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새로워지길 바라기 이전에 변화된 현재의 아이들! 동시 속에 그 아이들이 들어 있길 바랍니다.


   《동시 먹는 달팽이》 통권 15호(2021년 가을)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특집으로 ‘환경동시와 시인들의 시선’을 싣습니다. ‘현재의 어린이와 동시’로 평론가와 교사의 글을 싣고, 어린이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봅니다.

   《동시 먹는 달팽이》
   창간년월: 2018년 4월
   발행주기: 계간
   구성원: 황수대(발행인), 박방희, 이묘신, 이옥근, 이정석, 전병호(이상 상임운영위원), 김이삭, 송창우, 유이지, 유하정, 윤일호, 이시향(이상 편집위원)
   cafe.daum.net/dmd2018



동시 먹는 달팽이

계간 《동시 먹는 달팽이》는 좋은 동시를 발굴하고 다양한 동시 담론을 생산함으로써 한국 동시문학의 발전과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창간한 동시전문지입니다.

2021/09/28
4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