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비유》
67호 네 개의 문 너머에

   Q. 유튜브에 채널을 열게 된 계기와, 담고 있는 콘텐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유튜브 채널 ‘그림책왓’은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 책읽는곰이 주관하고 제작한 콘텐츠입니다. 책읽는곰 출판사는 그림책을 수없이 펴내며 그림책과 그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꾸준히 생각해왔어요. 특히, 최근 국내 그림책 작가들의 창작 역량이 쌓이고, 세계적인 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전문적으로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많이 적었으니까요.
   처음에는 종이로 만든 잡지 형태인 ‘그림책 잡지’를 제작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공신력 있는 매체가 될 ‘그림책 잡지’에 함께할 패널분들을 모시고 매체의 꼴에 대해 의논하다보니 접근성도 좋고 대중적인 영상물 형태의 콘텐츠가 떠올랐습니다. 실행력 좋으신 그림책왓 관계자분들은 즉시 채널 내 코너를 나누고, 담당자를 정하고, 작가를 섭외하고, 촬영 일자를 잡았죠. 그렇게 처음 촬영하게 된 영상이 바로 그림책왓 중 ‘그림책 토크(Talk)’의 백희나 작가님 편이에요. 그 영상을 시작으로 약 10개월간 다양한 그림책과 작가들, 또 관련 업계 분들까지 소개해드릴 수 있었어요.
   2022년의 첫번째 화요일부터 시작된 그림책왓은 2022년 10월 25일 화요일을 마지막으로 시즌 1이 종료된 상태입니다. 가장 최근에 게시된 영상은 김서정 아동문학평론가가 진행한 특별 영상 ‘그림책과 인생’ 3부작이에요. 이야기와의 만남은 대부분 각자의 삶을 대입하고, 저마다의 일상을 그려보고, 추억을 회상하며 그렇게 또 삶을 꾸려가는 시작점이 되는 것 같아요. 김서정 아동문학평론가는 그 지점을 섬세하게 짚어서 ‘인생을 한 번에 경험하게 하는 그림책’ ‘삶이 너무 지칠 때 토닥이는 그림책’ ‘놓아주는 삶’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림책을 담담하게 소개해주었습니다. “지금 제게 필요한 말이에요.”라고 하신 한 구독자님의 댓글이 생각나네요. 많은 분들의 삶을 다독이는 내용의 콘텐츠로 시즌 1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앞으로 시즌 2가 나올지, 다른 형태로 구독자분들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림책왓은 언제나 그림책을 위한, 그림책에 의한, 그림책에 대한 특별한 내용을 담은 존재가 될 거예요.


   그림책왓이 묻고 대답합니다
   Q. ‘그림책왓’ 이름의 의미는 무엇이며, 담당자로서 의미는 무엇인가요?

   그림책왓의 ‘왓’은 많은 분들이 느끼셨겠지만, ‘what’이라는 어감을 닮아 있어요. 이름에서부터 ‘그림책에 대해 마구 파헤치겠다’는 의지가 보이죠. 하지만 그런 의미만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왓’은 제주도 방언으로, ‘밭’이라는 뜻입니다. 뜻 그대로 적으면 ‘그림책 밭’이에요. 그림책이라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잘 키워서 열매를 맺게 하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 있죠. 이 소망을 담아 그림책의 역사, 그림책 작가, 그림책 작업 방법 등 한 줌 한 줌의 소중한 내용을 매주 올렸답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작가, 업계 관계자, 작가 지망생, 독자분들께 닿도록 말이에요.
   1년 동안 그림책왓이라는 콘텐츠를 담당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무엇보다 아동문학평론가, 그림책 기획자, 그림책 심리학자의 타이틀을 가지고 계신 패널분들의 전문 강의를 촬영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영광이었겠어요? 각자의 분야에서 저마다의 시선으로 그림책을 분석하고 들려주니, 그림책 편집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부가 되었죠.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림책을 입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아낌없이 주는 콘텐츠 내용 덕분에 작가분들과 소통할 때도, 그림책을 기획할 때도 그림책왓의 내용이 탄탄한 밑거름이 되었답니다. 직업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그림책을 소비하는 독자로서 더 깊이 있는 독서를 가능하게 하고, 삶을 돌아보게 하는 대목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은 늘 성장을 가져다주니까요.
   이 콘텐츠를 담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내용이 다정하고 유익해서 많은 분께 추천하고 싶어요. 어쩌면 담당자로서 그림책왓으로 전하고 싶었던 건, 우리의 삶을 닮아 있는 그림책 세계로의 초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튜브 채널 그림책왓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마음 편히 머물다 가셔도 좋습니다. 다시 마주할 구독자분들께 그림책 세계로의 초대장을 내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