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한결같이 지극한 눈빛

김유진

독수리 오형제, 파워레인저, 로보카 폴리 캐릭터의 공통점은? 주 캐릭터 네다섯 중 여성 캐릭터는 한둘에 불과하단 겁니다. 이때 여성 캐릭터의 성격은 그저 ‘여성’입니다. 남성 캐릭터는 각각 용감하거나, 지혜롭거나, 힘이 센 대신 말이죠. 여성은 가시화되지 않았습니다. 
문학과 아동문학의 관계도 가끔 비슷해 보입니다. 아동문학은 그저 ‘아동문학’으로 불릴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아동문학도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올해에도 다시 여덟 편의 동시와 동화를 소개하는 이 자리가 그래서 더 기쁘고 소중합니다. 제대로 된 초대장을 보내는 듯 안심이 됩니다. 드라큘라와 거위와 곰과 양파를 노래하는 동시, 사랑과 추모와 사과와 독립을 이야기하는 동화를 펼쳐 보이자니 흐뭇합니다. 이 자리에서 드러나길 바랍니다. ‘아동문학’으로 뭉뚱그렸던 글들이 얼마나 서로 다른지, 그럼에도 한결같이 어린이를 지극한 눈빛으로 바라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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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에서 아동문학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강기원, 김개미, 방주현, 정유경의 동시와 강인송, 신현이, 윤슬, 이반디의 동화로 오늘날 아동문학의 갈피를 전합니다. 어린이에게로 끌어당겨지는 힘이 갈피마다 지극한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서로를 이끄는 동시에 혼자 서게 하는 이토록 따듯하고 당당한 문학이 있어 감사합니다.
‘?’(묻다)는 이 계절처럼, 작은 손들이 오래 묶고 일구어낸 일을 보여줍니다. ‘책+방’에서는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이 열 개의 서가를 채워온 기획과 운명의 시간을 소개합니다. ‘공동(체)’에서 이지선 디자이너는 새롭게 본다는 일에 대해 이 코너의 필진이던 작가들과는 조금 다른 언어로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호에 이어 ‘담(談)’ 코너의 ‘비유-뷰view’에 9월 13일 자로 게재된 2회차 좌담 원고도 혹시 놓치지는 않으셨을지, 다시 말씀드립니다. 
한편 이번 ‘공동(체)’에서는 ‘304 낭독회’ 100회 특집 기획에 함께하는 지면을 제공합니다. 매달 ‘304 낭독회’ 모임을 꾸려온 작가들이 오는 12월 100회째를 앞두고 좀더 ‘힘껏 가까이’ 있는 자리를 이곳에도 한 발자국 만듭니다. 첫 글로 조용우의 시와 선우은실의 에세이를 싣습니다. 
‘!’(하다)에서는 ‘장소통역사’ 팀이 몸을 기록하며 아픔의 지속성을 기억하는 작업을 이어갑니다. ‘흡사’ 팀은 도니카 켈리의 시 「-에게」를 번역하며 하나의 언어가 다른 언어로 옮겨지는 틈새에서 문학이 삶으로 확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