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성인이 된다는 것
성연주
안녕하세요. 사회학자 성연주입니다. 이번 호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24년 5월 《비유》에서 소개한 어린이에 관한 이야기에 이어,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사춘기, 중2병, 입시 스트레스 등이 암시하는 것처럼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 시절은 암흑기로 불립니다. 누구나 성인이 되길 기대하고, 스무 살이 되면 드디어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거라 상상합니다. 하지만 열아홉 살의 365번째 날에서 스무 살의 첫번째 날이 되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도리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동시에 억지로 나를 성인의 기준과 잣대에 집어넣어야 하는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누구보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청소년은 사회가 나를 아직 성인이 되지 못했다고 바라보는 시선에 갈 곳을 잃은 유령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가는 ‘성인 이행기’에는 여러 오인, 혼동, 오해가 존재하고, 이번 호를 통해 그 오인을 드러내 보이고 싶었습니다.
‘문학하는 사람들’의 허선혜는 청소년 희곡에 등장한 여러 인물을 소개하며 “나를 함부로 정의하지 말라는 외침”을 강조합니다. 사회가 만든 획일적인 청소년의 삶에서 스스로 유령이 되어버린 인물의 서사를 경유하며 청소년의 옷을 벗어 던졌을 때 마주할 수 있는 진정한 쾌감이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비평 교환’의 김예솔비는 청소년 워크숍 영화를 주제로 “청소년의 재현 불가능성과 마주하는 것”에 대해 말합니다. 청소년의 성장은 언어로 온전히 설명될 수 없기에, 실패를 멈추지 않고 연습을 계속하는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윤아랑은 만화에 엮인 어른 혐오와 성장에의 불안을 다루며 어른 되기를 새롭게 정의하고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해상도 높은 장면’은 사진작가 이강혁과 음악가이자 작가인 애리의 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성인 이행기라는 주제를 놓고 성인의 정의와 의미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나영과 보라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판도: 기획을 기획하다’는 출판사 창비에서 십 년 넘게 청소년 도서를 만든 정소영 편집자가 책을 접한 청소년이 책을 읽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징검다리를 만들고자 했는지 진솔한 경험담을 전합니다. “독자를 청소년으로 한정 짓지 않기로 한” 결심이나 “지금의 이십대는 청소년기에 포함된다는 믿음”에서 성인 이행기가 가진 모호함과 확장성을 동시에 발견하게 합니다.
두 편의 소설에서도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강석희의 소설 「모험기」는 고등학교 3학년인 유정이 우연히 떠난 캠프에서 오래전 동네에서 함께 생활한 동생 선영을 만나는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여행이자 모험이기도 했던 캠프에서 유정은 오랫동안 간직해온 그리움을 마주합니다. 정기현의 소설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에서는 중학교 3학년 전교 1등 승주의 일탈을 숨죽여 지켜보면서 공부와 시험에 찌든 일상 아래 청소년의 진정한 욕구는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청소년기를 거치고, 또 누구나 성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누군가 ‘그래서 지금 성인이 되었는지’ 물어본다면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저의 어떤 모습은 청소년기에 머물러 있고, 또다른 부분은 억지로 힘을 내 겨우 성인과 같은 모습에 도달한 것 같거든요. 이번 호에 실린 글들을 통해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청소년과 성인의 개념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만약 아직 청소년기에 머무른 것 같은 느낌에 스스로를 다독이고 채찍질했다면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가져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성인 이행기의 한 순간에 놓여있는 걸 테니까요.
‘문학하는 사람들’의 허선혜는 청소년 희곡에 등장한 여러 인물을 소개하며 “나를 함부로 정의하지 말라는 외침”을 강조합니다. 사회가 만든 획일적인 청소년의 삶에서 스스로 유령이 되어버린 인물의 서사를 경유하며 청소년의 옷을 벗어 던졌을 때 마주할 수 있는 진정한 쾌감이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비평 교환’의 김예솔비는 청소년 워크숍 영화를 주제로 “청소년의 재현 불가능성과 마주하는 것”에 대해 말합니다. 청소년의 성장은 언어로 온전히 설명될 수 없기에, 실패를 멈추지 않고 연습을 계속하는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윤아랑은 만화에 엮인 어른 혐오와 성장에의 불안을 다루며 어른 되기를 새롭게 정의하고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해상도 높은 장면’은 사진작가 이강혁과 음악가이자 작가인 애리의 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성인 이행기라는 주제를 놓고 성인의 정의와 의미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나영과 보라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판도: 기획을 기획하다’는 출판사 창비에서 십 년 넘게 청소년 도서를 만든 정소영 편집자가 책을 접한 청소년이 책을 읽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징검다리를 만들고자 했는지 진솔한 경험담을 전합니다. “독자를 청소년으로 한정 짓지 않기로 한” 결심이나 “지금의 이십대는 청소년기에 포함된다는 믿음”에서 성인 이행기가 가진 모호함과 확장성을 동시에 발견하게 합니다.
두 편의 소설에서도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강석희의 소설 「모험기」는 고등학교 3학년인 유정이 우연히 떠난 캠프에서 오래전 동네에서 함께 생활한 동생 선영을 만나는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여행이자 모험이기도 했던 캠프에서 유정은 오랫동안 간직해온 그리움을 마주합니다. 정기현의 소설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에서는 중학교 3학년 전교 1등 승주의 일탈을 숨죽여 지켜보면서 공부와 시험에 찌든 일상 아래 청소년의 진정한 욕구는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청소년기를 거치고, 또 누구나 성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누군가 ‘그래서 지금 성인이 되었는지’ 물어본다면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저의 어떤 모습은 청소년기에 머물러 있고, 또다른 부분은 억지로 힘을 내 겨우 성인과 같은 모습에 도달한 것 같거든요. 이번 호에 실린 글들을 통해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청소년과 성인의 개념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만약 아직 청소년기에 머무른 것 같은 느낌에 스스로를 다독이고 채찍질했다면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가져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성인 이행기의 한 순간에 놓여있는 걸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