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열다섯 살 동갑이다
  내가 학교에서 지겨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너는 엄마 사랑을 듬뿍 받으며
  온 방을 뛰어다니겠지
  그 생각만 하면 열받아서
  학교 친구들과 뛰어다니며 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생각하니 또 부글부글

  너는 숨는다
  나는 찾는다
  너는 참는다
  나는 못 참는다
  너는 말 안 듣는다
  나는 말 잘 듣는다
  이름 부를 땐 대답 안 하는 건 마찬가지
  누가 봐도 내가 더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너의 열다섯 살은 도대체 뭘까
  나도 열다섯 살인데
  내가 태어났을 때 너도 태어났는데
  나는 겨우 열다섯 살이고
  너는 결국 열다섯 살이다

  몰래 숨은 너를 찾으러 다니는 게
  정말 짜증나지만
  아픈 고양이는 나보다 더 숨을 곳을 잘 찾고
  엄마는 나한테 그만 울라고 한다

  열다섯 살이 할 수 있는 게
  우는 것뿐인 걸 어쩌라고

유현아

시집으로 『아무나 회사원, 그밖에 여러분』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 우정시집 『우리는 서로를 펼치고』, 청소년시집으로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이 있다. 제21회 아름다운 작가상을 받았다. 문화기획자이며 낭독에 관심이 많다.

집에 사는 고양이 ‘온유’는 열다섯 살이다. 많이 아프다. 하루 종일 숨은 고양이 찾으러 온 집안을 뒤진다. 한 생명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2026년 10월 7일 내 품에서 고양이별로 떠났다. 그곳에서 더 행복하길.

2026/11/04
8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