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에 우리는 설문을 토대로 ‘리뷰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에는 리뷰와 매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이던 2019년 9월 6일 금요일, 비바람을 걱정하며 시루, 재구, 주네는 온라인 만남을 가졌다.

   Q1. 매체와 리뷰의 관계?

기억에 남는 리뷰가 있는지 사람들에게 물었다. “유튜브에서 본 화장품 리뷰” “사진 위주의 맛집 리뷰” “영화에 대한 한 줄 요약 리뷰” “에어비앤비의 한국인들만 읽을 수 있는 솔직 후기” 등 다양한 플랫폼과 리뷰가 언급되었다.

   시루 : 기억에 남는 리뷰가 뭐냐는 질문에 글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 이미지로서의 리뷰가 많이 언급되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영상, 이미지로 된 리뷰를 자주 본다. 인스타그램에서 사고 싶은 신발에 대한 코디를 검색해본다거나 유튜브에서 새로운 기기에 대한 기능 설명 영상을 찾아보기도 한다. 글, 사진, 영상이 모두 리뷰가 될 수 있다면 음악이나 몸짓이나 물건 등도 그 자체로 리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주네 : 에세이도 리뷰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경험한 특정 사건이나 일상에 대한 리뷰를 잘 편집해서 가져온 게 아닐까? 산문집이나 영상, 특히 다큐멘터리나 요즘 유튜브에 자주 보이는 각자의 일상을 담은 V-log 같은 것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재구 : 나는 내가 인상 깊게 본 리뷰를 떠올리며 답변을 읽어 보았는데 USE-IT이라는 그룹이 만드는 시티맵1)이 생각났다. 이 그림지도는 해당 도시의 생활자들이 직접 이 도시에서 경험하면 좋을 콘텐츠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생활에 대한 리뷰를 여행자의 관점에서 시각화했다는 지점이 재미있고 실용적이다.


   Q2. 리뷰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리뷰’가 매체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를 지니면서 조금씩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는 것에 우리는 동의했다. ‘리뷰, 뭘까?’에 대한 생각을 한 단계 진척시켜 각자의 방식으로 매체-리뷰를 수행해보았다.

   -리뷰는 원본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질 수 있는가?

   시루의 playlist-리뷰

   아스트로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Otono porteno〉 : 영향, 변주, 창조

   패트릭 왓슨(Patrick watson)의 〈Je te laisserai des mots〉 : 분위기를 기억하기

   첫번째 접속 방법 https://tuney.kr/rnUQHe

   두번째 접속 방법
   https://tuney.kr/rnWxOE
   https://tuney.kr/rnXKvq

   - 나의 공간을 구획해보았다(feat. 영화 〈안도 타다오〉(2019))

   주네의 jpg-리뷰



   -우리는 리뷰로 대화할 수 있을까?

   재구의 “일상, 콜라주”-인스타그램-일상-리뷰-말 걸기
    수동 타자기를 샀다 흰 개와 검은 개를 입력한다 흰 개와 검은 개는 알고 지내는 고양이의 이름 흰 개와 검은 개가 종이를 그루밍한다 여름, 오후가 길어진다 여름, 오후는 내가 애용하는 밀크색 용지의 이름 오늘은 흰 개와 검은 개가 입력된 여름, 오후, 여름, 오후를 쓰다듬는 오후, 호우, 호우에 손등이 파인다 앙상한 뼈가 손바닥에 닿는다 나는 차갑다를 입력한다……2)

   outro. 리뷰-가이드라인

   시루 : 첫 원고를 작성하면서 리뷰가 대상 텍스트에 대한 주관적 감상과 해석의 결과물임을 이해했다. 그렇다면 리뷰는 원본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지게 될까? 리뷰를 리뷰함으로써 원본은 얼마만큼의 지분으로 남으며, 리뷰는 어떤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하게 될까? 정확한 해석의 전달보다도 ‘또다른 해석’의 자리를 남기는 데 효과적인 리뷰는 뭘까? 이에 대한 답변으로 ‘리뷰’에 대한 리뷰로서 ‘플레이리스트’를 내어놓는다.
   원본을 하나의 원이라고 하자. ‘리뷰’는 ‘원1’에 구심점을 두고 해석에 의한 원심력을 발생시키는 또다른 ‘원2’이다. ‘원2’는 원본에 대한 영향과 그것을 발판 삼은 새로운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원본에의 영향과 관계를 떠올릴 때 피아졸라의 〈사계〉가 생각났다. 반도네온과 탱고의 대가 피아졸라는 비발디의 〈사계〉를 듣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를 작곡했다고 한다. 그의 〈사계〉는 비발디로부터 얼마나 영향을 받았고 또 얼마나 그 자신만의 것으로 드러나는가? 링크한 첫 곡은 사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을〉이다.
   두번째 곡은 가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패트릭 왓슨의 곡. ‘리뷰-원본과의 관계-피아졸라의 사계-가을-이미지’를 연상하며 떠올린 곡이다. 패트릭 왓슨의 곡은 ‘이미지로 기억한다는 것’에 대해 제출하는 리뷰이다. 어디선가 어떤 경험을 분위기로 기억하는 것이 특별한 기억법이 될 수 있다는 글을 읽었다. 분위기로 기억한다는 것은 원본에 해당하는 경험에 대한 이미지화라고 생각한다. 패트릭 왓슨의 곡을 이미지-리뷰의 차원에서 제출한다.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와 유튜브 두 개의 접속 방식을 제안했다. 애플 플레이리스트는 일련의 흐름을 볼 수 있고(비록 이번에는 두 곡뿐이지만), 유튜브는 이미지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패트릭 왓슨의 경우 ‘분위기를 기억한다는 것’에 대한 리뷰라는 점을 고려하면 영상 이미지(유튜브)를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듯.
   어떻게 해석되어도 상관없다. 이 또한 내가 제시한 리뷰-원본과 멀어지는 일이고 또다른 의미망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주네 : 얕고 넓은 취향의 맥시멀리스트로서 공간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 부족함을, 필요한 공간을 마음껏 구상하는 방식으로 넓혀보면 어떨까. 오롯이 나의 취향과 생활로 구성될 공간을 상상해보고 그것을 리뷰로 제출해본다면? 실체를 갖지 않은, 평면도상의 내 공간을 그림으로 만들어봄으로써 지난 5월에 보았던 영화 〈안도 타다오〉를 리뷰해본다.
   건축 문외한으로서 건축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내놓을 수 있는 최대의 감상은 ‘내 공간을 구축해보고 싶다’이다.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남은 건축의 주요 콘셉트는 주변 환경에 어울릴 것, 그리고 삶을 녹여낼 것. 나는 여기서 ‘삶’ 즉, 내 취향과 생활을 가져와 새롭게 공간을 구획해보기로 했다.
   이미지 형태의 리뷰를 선택한 이유는 공간에 대한 내 직관적인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적인 건축 도면이 아닌, ‘내(가 원하는) 집 그림’일 뿐일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고 생각하게 된 공간을 구획하는 다양한 방법을 구석구석 응용해 보았다. 결과물에는 내가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들이 최대치로 표현되어 있다. 나의 공간들을 구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동선’과 그에 따른 공간들 간의 거리감. 어떤 방은 다른 방을 거치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기도 하고 오픈된 공간들은 서로 넘나들기 용이하게 붙어 있기도 하다. 이 이미지를 통해 여러분이 상상하게 될 공간이 궁금하다. 여기서 또 어떤 새로운 공간이, 그리고 의미가 발견될 수 있을까. 이 공간이 어떻게 해석되었을지 얘기해볼 기회가 있기를!

   재구 : ‘리뷰모구모구’ 1화를 진행하며 나는 리뷰가 누구나 쉽게 창작(작성)하고 반응,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과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친근하게 공통 영역을 발견, 상호 참견할 수 있는 매체를 선정하고 싶었다.
   SNS, 특히 인스타그램에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 담겨 있다. 그것은 거칠게 말해 각자의 일상에 대한 리뷰다. 그리고 리뷰의 독자들은 댓글이라는 형식으로 누군가의 일상에 각자의 방식으로 말을 건다. 나는 SNS를 하지 않는데 리뷰모구모구 덕분에 인스타그램 계정(@review_mogumogu)이 생겼다. 그래서 새로 생긴 친구들에게 리뷰를 통해 말을 걸고, 대화(새로운 리뷰)를 마구마구 발생시키고 싶다는 욕망을 품게 되었다! 나의 ‘친구들 인스타그램 콜라주 리뷰’는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 창작되었다.

   1. 리뷰모구모구의 가장 최근 게시물(9월 3일 화요일)에 ‘좋아요’를 눌러준 소중한 친구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례로 방문한다.
   2. ‘친구 찾기’의 감각을 발휘, 친구들의 계정에서 한 사람당 한 개씩, 총 여섯 개의 게시물을 찜한다. (TMI. 나는 공평한 것을 좋아한다.)
   3. 여섯 개 게시물에서 발견한 문장, 단어, 사진의 감각을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나(재구)의 9월 3일 화요일 일기의 문장들과 무작위로 연결한다. (연결 과정에서 약간의 변형을 가하게 되었음을 밝힌다.)
   4. 리뷰모구모구 인스타그램 계정(@review_mogumogu)에 업로드! 친구들을 태그한다.

   나의 일상과 한 번도 대화해본 적 없는 친구들의 일상을 내 멋대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분위기로만 존재하는 모호한 공통 감각들을 가시화할 수 있을까? 이 ‘제멋대로 일상-리뷰-말 걸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어쩌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도 있으려나? 무엇보다, 리뷰를 통해 대화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영수증 리뷰’ 예고

    1화 원고 게재 이후 ‘리뷰모구모구’는 인스타 라이브를 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영수증 리뷰’라는 참여형 리뷰를 제안하게 되었는데……!

   -참여 방법
   1. 2019년 10월 9일 수요일 하루 동안 인스타그램
   2. 리뷰하고 싶은 영수증 사진을 올린다. (카드 정보x, 날짜o, 항목o)
   3. 영수증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다. (글o, 영상o, 사진o 이외에 다른 방법 모두 환영!)
   4. #리뷰모구모구영수증리뷰 #영수증리뷰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물을 올리면 참여 완료!
   -10월 16일당첨 결과 공개!
   -참여자 중 두 분을 선정하여 리뷰모구모구가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다음 화 예고

    전시 〈페터 팝스트〉를 보고 왔다!
   : 피나 바우쉬의 무용에 대한 리뷰, 전시에 대한 리뷰(feat. 문학러의 친구 스트릿 댄서)

리뷰모구모구

시를 쓰고 미래를 상상하는 재구, 리뷰를 많이 쓰고 의문을 던지는 시루, 덕질을 하고 대화를 중재하는 주네.

2019/10/29
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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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구의 리뷰 전문은 다음 링크를 참조할 것. 링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