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자꾸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봐

  넌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이
  무거워

  난
  불규칙한 무늬를 가진
  도마뱀이 되기로 했어
  꼬리를 자르고
  가볍게 스스스

  미래는 어쩌면 파프리카 색
  시작은 다 초록이지
  숨겨진 색은 아무도 몰라

  햇볕을 쬘 거야
  쌩쌩해지거나 생생해질 거야

  하지만 조심해줘!
  꼬리는 한 번만 자를 수 있으니까

윤슬빛

『오늘의 햇살』 『갈림길』 『우리는 여름』 『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 『다음 공을 던질 차례』 『플랜b의 은유』 등을 썼습니다. 202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동시를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먹을 꽉 쥐고 서 있는 어린이, 책상에 엎드려 잠든 척하는 어린이, 구석진 데 쭈그려 앉아 있는 어린이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근데요, 그렇지만요, 그래도요, 그러니까 제 말은요…… 같은 말들을 좋아합니다. 어제의 어린이와 오늘의 어린이와 내일의 어린이를 상상하며 씁니다. 마음이 눌린 자리를 살살 도닥이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눅눅하고 축축한 마음을 우리 같이 햇볕에 잘 말려보아요!

2026/07/15
8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