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촌역
여기 두 가지 동촌역 이야기가 있어요
1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들어오고
계단을 바삐 오르내리지만
동촌역은 해야 할 대사가 많지는 않아요
지금 하양, 하양 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안전문이 열리고 닫힐 때는 무리하게 타지 마십시오
이런 대사를 틀리지 않고 하면 되니까
2
금호강 물 위, 눈부신 햇살
다슬기가 다글다글한 유리병을 손에 쥔 나에게
젊은 엄마 역을 맡은 어머니가
까맣고 동그란 돌멩이 밟으며 강가로 나오셔요
손으로 햇빛 가리고
나를 부르셔요
밥 먹으러 가야지
(다시 한번, 젊은 엄마)
밥 먹으러 가야지, 밥 다 식겠다
나는 다글다글한 다슬기를 강에 놓아주고
엄마 손을 잡아요
*옛날 동촌역은 기차가 서는 역이었어요. 지금의 동촌역은 지하철이 멈췄다 가는 역이고요. 역 위치는 다르지만, 여전히 금호강은 가까이 흐르고 있어요.
1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들어오고
계단을 바삐 오르내리지만
동촌역은 해야 할 대사가 많지는 않아요
지금 하양, 하양 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안전문이 열리고 닫힐 때는 무리하게 타지 마십시오
이런 대사를 틀리지 않고 하면 되니까
2
금호강 물 위, 눈부신 햇살
다슬기가 다글다글한 유리병을 손에 쥔 나에게
젊은 엄마 역을 맡은 어머니가
까맣고 동그란 돌멩이 밟으며 강가로 나오셔요
손으로 햇빛 가리고
나를 부르셔요
밥 먹으러 가야지
(다시 한번, 젊은 엄마)
밥 먹으러 가야지, 밥 다 식겠다
나는 다글다글한 다슬기를 강에 놓아주고
엄마 손을 잡아요
*옛날 동촌역은 기차가 서는 역이었어요. 지금의 동촌역은 지하철이 멈췄다 가는 역이고요. 역 위치는 다르지만, 여전히 금호강은 가까이 흐르고 있어요.
김성민
2012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당선. 동시집 『달팽이 문자 받고 나갔더니』 『고향에 계신 낙타께』 『브이를 찾습니다』 『구름버스 타기』(공저), 그림책 『괄호 열고 괄호 닫고』 등에 글을 썼고, 브로콜리숲에서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만나면 울게 되는 문장이나 말이 있습니다. 눈물 단추가 있어서인지 자꾸 그렇게 됩니다. 이 일이 꽤 오래갑니다. 수년을 그렇게 이어져요. 눈물이 연해질 즈음 울게 되는 또다른 문장이나 말을 만나게 됩니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그 깊고 얕고 일렁이는 곳에 어머니, 아버지가 계십니다. 자주 잊고 산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전에 썼던 헌사를 여기 다시 써봅니다. "파란 냄비에 구름 찌개 끓이고 계실 어머니 아버지께, 날마다 메리 크리스마스"
2026/06/03
7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