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자두
자두는 잠꾸러기예요
자두 자두 졸려서 여름에만 잠깐 깨어나죠
자두는 엄마의 기분이에요
맛없는 자두를 먹으면 화가 난대요
자두는 더 예뻐지고 싶나봐요
뽀얗게 분을 바르고 다녀요
자두는 두번째 심장이에요
고 빨간 하트 속에 한가득 물이 흐르니까요
자두를 너무 믿지는 마요
어제는 단단했는데 오늘은 물컹해지거든요
자두는 지구별 여행자예요
언젠가 기차에서 떼구루루 굴러 사라진 그 자두는,
오늘 밤 어디에서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자두 자두 졸려서 여름에만 잠깐 깨어나죠
자두는 엄마의 기분이에요
맛없는 자두를 먹으면 화가 난대요
자두는 더 예뻐지고 싶나봐요
뽀얗게 분을 바르고 다녀요
자두는 두번째 심장이에요
고 빨간 하트 속에 한가득 물이 흐르니까요
자두를 너무 믿지는 마요
어제는 단단했는데 오늘은 물컹해지거든요
자두는 지구별 여행자예요
언젠가 기차에서 떼구루루 굴러 사라진 그 자두는,
오늘 밤 어디에서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김성은
2021년 《동시마중》 1‧2월호에 동시가 추천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어요. 동시집 『못된 말 장례식』 『나의 작은 거인에게』(공저)를 냈어요.
나는 여름을 싫어해요. 뜨거운 열기가 몸을 지치게 하고 정신이 흐물흐물해져 하루하루 시들어가는 거 같거든요. 그런 나에게 여름이 내민 화해의 악수는 바로 자두예요. 잘 익은 자두를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번지는 과즙이 지친 몸과 마음을 달콤하게 위로해주거든요. 가장 뜨거운 볕을 견뎌낸 과육이 가장 달콤한 법이라는 걸 깨달으며 여름의 맹렬함과도 기꺼이 화해하고 싶어지죠. 오늘도 자두 한 알에 기대어 다시 오지 않을 이 여름날을 잘 건너가볼게요.
2026/09/16
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