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폭포 1



   저 출 벼 늘 누
   벼 렁 랑 어 워
   랑 거 아 뜨 있
   위 리 래 리 는
   에 는 로 고 물
   는 은 치 선 의
   여 빛 렁 하 여
   신 머 치 늘 신
   이 리 렁 을 설
  있 채 치 보 문
 어 를 렁 며 대

   *정방폭포: 서귀포시에 있는 폭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물이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다.
   *설문대: 제주를 만든 여신.





   정방폭포 2
―돌고래



   이따금
   출렁출렁
   흘러내려간
   설문대 여신의
   머리카락을 몸에 칭칭
   감고 노는 아이들이 있다

   어떤 땐
   뒤엉킨 머리카락을
   푸느라
   펄쩍,
   펄쩍,
   펄쩍,

   뛰어오르기도 한다

안진영

꿈에도 날개나 다리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꿈은 쌩 날아서 오고, 또 어떤 꿈은 깡충깡충 뛰거나 또각또각 걸어서, 또 어떤 꿈은 엉금엉금 기어서 와요. 열일곱 살 산타 할아버지가 제게 보내주신 시 한 편 덕분에 저는 ‘작가’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 이후 쭉 잊고 지냈는데, 어느 날 그 꿈이 제게 도착했어요. 25년이 훌쩍 넘은 후에요. 더 늦게 도착하지 않아 다행이에요. ‘작가’라는 꿈이 도착한 지금은 열일곱 살 읽었던 그 시처럼 제 동시도 누군가에게 꿈이 되어 출발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2019/10/29
2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