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리움의 개(犬)
누가 죽기를 바랬던 그 마음처럼
그대를 미워하는 밤
그대를 진심으로 미워하면
그 미움이 그대에게 가닿을까
그 미움이
타로카드처럼
그대를 귀기울이게 할까
그리움의 개로 살아가는 밤
그대를 미워하는 밤
그대를 진심으로 미워하면
그 미움이 그대에게 가닿을까
그 미움이
타로카드처럼
그대를 귀기울이게 할까
그리움의 개로 살아가는 밤
허연
1991년 《현대시세계》로 등단했다. 시집 『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 『오십 미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를 냈다.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출판학술상 등을 받았다.
철학자 박이문은 한국 사회에서는 드문 유형의 지식인이었다. 그는 우리가 입만 열면 ‘세계화’라는 말을 떠들기 훨씬 이전에 이미 세계화된 인물이었고, 진정한 의미의 허무주의자였으며, 파벌을 가진 적 없는 단독자였으며, 한눈팔지 않고 연구와 창작에만 매달린 예술지상주의자였다. 그는 허무주의자이면서 왜 이렇게 성실하게 살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곤 했다.
"허무주의자가 더 열심히 살게 되어 있어. 궁극적인 의미나 목표가 무의미하기 때문에 매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거야. 절대적 해답은 어차피 없으니까. 부질없이 ‘숲’을 논하기보다 ‘풀’ 한 포기 한 포기에 집중하는 거지."
2025/08/20
7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