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벽은
   제 몸에 구멍을 뚫고

   창문을
   내지

   그 눈으로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고
   새소리를 듣지

   그 상처로
   햇살 가득한 방이 되지





   시간 의사



   무릎에 앉은 딱지
   간질
   간질

   손가락으로 꾹 눌렀더니
   -참아라!

   또 꾹 눌렀더니
   -딱지 떼면 피난다

   -그 속에 누구세요?
   -난 시간 의사다

   간질
   간질

   며칠 후 우헤헷
   딱지가 몸을 뒤틀며 똑! 떨어졌다

김금래

누군가 내 노래를 들어주길, 눈을 지우고 코를 지우고 귀만 환히 어둠 속에 남겨두길! 그렇게 풀벌레는 밤새워 노래합니다. 나도 그렇게 간절한 소망으로 시를 씁니다. 그렇게 살 수 있어, 누군가에게 다가갈 수 있어, 이 생애 행복합니다.

2021/03/30
4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