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감자를 먹자 / 애벌레 동화
감자를 먹자
두드리는 소리
밖엔 아무도 없어
싹이 난
감자를 닫자
나는 잠에 든다
모르는 새
젖어있는 발코니
화단에 꽃이 피었다
감자를 열자
애벌레 동화
할머니가 그랬어요
내 눈은 엄마를 닮았고
입은 아빠를 닮았대요
코는요 눈썹은요
누구를 닮았어요
손이 작은 건요
아빠는 나보다 큰 손으로
면도를 하고
회사에 가요
엄마는 거울 앞에서
루주를 바르고
나를 데리고 밖에 나가요
저녁에 아빠는 누워서 티브이를 보고
엄마는 앉아서 빨래를 개요
나는 엄마 옆에서 동화책을 읽어요
알에서 깬 애벌레는 자라서 매미가 되었대요
나는 자라 엄마가 되나요
아빠가 되나요
윤지양
스스로를 알아가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응원합니다.
2020/02/25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