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춥지법
뽀얀 입김이 폴폴,
으으 추워!
마법의 주문이
입에서 솟아나오고
손은 재빨리
잠바 속에 쏙
발은 더 빨리
춥, 하고 모은 기를
발이 받아 뽀드득,
다
다
다
다
뽀드드득,
다다닥 뛰다보면
학교는 쬐끄만 점이 되고
내 발 앞으로 와
다다다닥
우리 집이 날아온다니까
봤어? 이게 바로
춥지법이야!
으으 추워!
마법의 주문이
입에서 솟아나오고
손은 재빨리
잠바 속에 쏙
발은 더 빨리
춥, 하고 모은 기를
발이 받아 뽀드득,
다
다
다
다
뽀드드득,
다다닥 뛰다보면
학교는 쬐끄만 점이 되고
내 발 앞으로 와
다다다닥
우리 집이 날아온다니까
봤어? 이게 바로
춥지법이야!
정준호
202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동시집 『나의 작은 거인에게―블랙 동시 선집 1』(공저)를 냈습니다.
어떤 두려움을 끝에서 끝까지 주파하는 것이 바로 환희, 라는 문장을 읽고 싶어질 때면 바슐라르의 책 『공기와 꿈』을 펼쳐본다. 집이 발 앞에 날아오도록 이 아이는 얼마나 뛰어왔을까. 빨갛게 얼굴이 얼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에게 아이 마음에 꼭 드는 어떤 저녁이 도착하길 바란다.
2025/10/15
7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