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흥미로운 것들
여기는 흑백 한 장에 39원이다
나는 너에게 줄 시집을 인쇄하고 있다
101장에 3,939원
나중에 13,000원에 팔릴 것이다
인쇄되는 동안
네가 쓴 시를 떠올린다
네가 쓴 시는 어렵다
프린트 가게에서 돌아가는 프린터의 소음이 멈춘다
가게 컴퓨터에서 한글 문서를 이용할 수 있다
시를 고칠 수 있다
프린트 가게의 소음이 다시 시작된다
너는 어디서 시를 쓰는가?
네가 일하는 가게 안에서 쓰는가?
가게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며 휴대폰에 쓰는가?
쪽지에 써서 컴퓨터로 옮기는가?
나처럼 정신이 다른 데 팔려버리는가?
네가 일하는 가게에서 너를 만났지
나는 다른 이와 함께여서 난처했어
어려운 건 너의 시가 아니라
너일지도
프린트 가게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너의 블로그를 찾는다
블로그 주소는 너의 인스타그램에 있다
컴퓨터의 인스타그램에는 다른 이의 계정이 로그인되어 있다
그가 나눈 흥미로운 DM을 읽어보다 너를 잊는다
다른 걸 보고
뽑아서 보고
390원을 더 쓰고
너와의 약속에 한 시간 늦고
나에게 어려운 건 네가 아니라
너보다 흥미로운 것들에
흥미를 갖지 않는 것일지도
(너는 뽑아간 이 시와 시집을 잃어버렸다)
나는 너에게 줄 시집을 인쇄하고 있다
101장에 3,939원
나중에 13,000원에 팔릴 것이다
인쇄되는 동안
네가 쓴 시를 떠올린다
네가 쓴 시는 어렵다
프린트 가게에서 돌아가는 프린터의 소음이 멈춘다
가게 컴퓨터에서 한글 문서를 이용할 수 있다
시를 고칠 수 있다
프린트 가게의 소음이 다시 시작된다
너는 어디서 시를 쓰는가?
네가 일하는 가게 안에서 쓰는가?
가게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며 휴대폰에 쓰는가?
쪽지에 써서 컴퓨터로 옮기는가?
나처럼 정신이 다른 데 팔려버리는가?
네가 일하는 가게에서 너를 만났지
나는 다른 이와 함께여서 난처했어
어려운 건 너의 시가 아니라
너일지도
프린트 가게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너의 블로그를 찾는다
블로그 주소는 너의 인스타그램에 있다
컴퓨터의 인스타그램에는 다른 이의 계정이 로그인되어 있다
그가 나눈 흥미로운 DM을 읽어보다 너를 잊는다
다른 걸 보고
뽑아서 보고
390원을 더 쓰고
너와의 약속에 한 시간 늦고
나에게 어려운 건 네가 아니라
너보다 흥미로운 것들에
흥미를 갖지 않는 것일지도
(너는 뽑아간 이 시와 시집을 잃어버렸다)
강상헌
2018년 《현대시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유원지 왔니?』가 있다.
2026/08/19
80호